10월24일.목요일
이번 여행은 단체여행이 아닌 개인 일정으로 인해 혼자 떠나게 되었다. 감기 기운과 컨디션이 저조하여 일정을 취소하고 싶었지만 3개월전에 미리 항공권과 호텔 예약을 하고 결제까지 해둔터라 어쩔 수 없이 혼자라도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출발 3시간전인 오후8시반에 스쿠터항공데스크에 도착했는데 맙소사 줄이 엄청길다. 1시간 넘게 기다려 9시40분에 발권을 하였다. 출국수속까지 모두 마치고 게이트에 도착하니 바로 탑승이 시작되었다. 밤 늦게 출발하는 장점이 있어 예약했었는데 발권서비스부터 힘이들어 추천하고 싶지 않다. 기내에서 20여분 기다렸다가 오후11시에 이륙하였다.
스쿠터항공은 싱가폴항공 자회사로 저가항공사이다. 3-3-3구조로 비행기는 최신형이지만 물도 안주는 서비스는 별로인것 같다. 기상악화로 첫번째 착륙을 실패하여 새벽1시가 다되어 타이페이 타오위안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입국수속까지 모두 마치고 나오니 럭키드로우행사를 하는 부스가 보인다. 한국에서 미리 신청하였고 두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결과는 모두 꽝이었다. 당첨자도 몇명 보이던데 나는 운이 없었다.

혼자라도 택시를 탈까하다가 지하로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내려오니 타이페이메인역까지 가는 버스가 운행하고 이었다. 평소에는 1시간 간격이지만 오늘은 수시로 운행한다고 한다. 세븐일레븐에 들러 이지카드를 구입하고 충전까지 하고나니 오전2시가 다 되어간다. 줄이 길어 버스 2대를 보내고 3번째 버스에 탑승하였다. 타이페이역에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날이 약간 쌀쌀하다. 택시가 안잡혀서 우버택시를 불러 호텔에 도착하니 벌써 새벽4시이다.

택시에서 내리니 호텔이 보이질 않는다. 건물도 낡았고 간판도 작아 보이지 않아 찾기가 매우 힘들었다. 1박에 8만원으로 3개월전에 예약한 호텔인데 지금은 1박에 20만원이 넘는다. 시먼역 근처의 모든 호텔은 매진이고 가격도 평소 2~3배가 넘는다. 시설은 한국의 모텔 수준도 안되지만 나름 잘 정돈되어 있었다.

24시간 체크인이 가능하여 선택한 호텔인데 늦은 시간이라 직원은 없고 키오크스로 체크인을 하니 룸카드키가 나온다. 한국어가 지원되니 별로 어렵지 않다.
10월25일.금요일

더블베드인데 생각보다 작다. 혼자 자기에 딱 좋은 사이즈이다. 한 잠 푹 자고 일어나니 오전10시이다. 아침을 먹으러 시먼딩역으로 가려니 비가 제법 온다. 세븐일레븐에 들러 접는 우산(200대만달러)를 구입하고 천천히 10여분 걷다보니 시먼역이 보인다.


시먼역에 도착하니 오전11시30분쯤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줄 선 가게들이 많이 보인다. 그중 곱창국수로 유명한 아종면선에서 잠시 기다리다 곱창국수 스몰사이즈(65대만달러)를 주문했다. 곱창을 좋아하지 않아 약간 망설였는데 비린 냄새도 별로 없고 푹 익은 소면이 약간 기름지지만 마늘소스와 칠리를 조금 넣으니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다.


곱창국수집 바로 옆에 위치한 행복당에도 줄이 길게 서있다. 브라운슈가보바밀크(120대만달러)를 주문하여 먹어보니 진한 흑설탕과 미지근한 밀크티와 버블이 훅 올라온다. 조금 먹다 보니 얼음과 섞여 시원함이 느껴지니 시원한 달달함이 훨씬 좋았다. 먹다보니 배가 불러 간단한 한끼 요기가 되어 조금 아쉽긴 했다.

클룩에서 예약한 시티투어버스를 타기 위해 타이페이메인역으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시먼역에서는 한정거장이다.
오후1시10분에 출발하여 레드라인과 블루라인을 타고 타이페이 시내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날도 무덥고 귀찮아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에어컨이 있는 창가에서 시내를 구경하니 나름 편하고 좋았다. 레드와 블루라인을 타고 시내를 모두 돌아보는데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시내에서 볼만한 곳은 거의 다 가고 한국어 음성서비스가 나와 매우 편리하다.

시내투어를 마치고 시먼역 4번출구에 다시 도착하니 많은 인파로 붐빈다. 길건너에는 많은 업체들이 프라이드 행사에 참석하여 부스정리를 하고 있었다. 무대공연은 아직 시작전이라 저녁부터 먹기 위해 가게를 찾는 중에 배가 살살 이상하더니 설사가 날 것 같아 지하철 화장실을 급히 찾았다. 곱창국수의 기름진 면이 내 몸에 맞지 않았나보다. 한국에서 가져간 약을 먹고 나니 조금 편안해졌다.

저녁으로 뭘 먹을까하다가 혼자먹기에 적당한 우육면세트(199대만달러)을 선택하였다. 깔끔한 국물과 고기건더기가 푸짐하다. 우육면의 본 고장이라 살짝 기대했는데 한국에서 먹어 본 맛과 별 차이가 없었다.

타이페이의 대표적인 스린야시장을 보기 위해 시먼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스린역으로 이동했다. 스린역에서 내려 천천히 한시간정도 둘러보면 젠탄역에 도착한다. 관광객들은 조금 많았지만 볼거나 먹고 싶은건 별로 없어 보였다.

시먼역으로 다시 돌아오니 오후9시가 다 되어간다. 호넷어플부스에 가니 젊고 멋진 청년들이 웃으며 반겨준다. 대부분 30~40대의 통통하고 멋진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제일 나이 많은 것 같다~~젊음이 보기 좋다! 무대 공연을 보고 싶은데 아직도 시작을 안한다. 피곤이 몰려와 일단 사우나부터 가보기로 했다.

시먼역에서 5분거리의 한스사우나로 이동했다. 큰 빌딩의 8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입장료는 400대만달러이고 프라이드 기간동안에는 입장하면 외출이 안된다고 한다. 공연도 봐야하고 클럽도 가야하고 사우나도 궁금하고 갑자기 시간이 애매해져 무엇부터해야하나 고민이 생겼다. 일단 사우나부터 즐겨보자라는 생각으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옷을 벗으러 락커로 가니 정말 많은 젊은 친구들로 북적였다. 건물 8층을 전부 사용하여 규모도 무척이나 넓었고 시설도 깔끔하여 좋았다. 대만사는 젊은 이반들이 다 모였나 싶을 정도로 멋진 놈들이 200명은 훨씬 넘는 듯 보였다. 이리 저리 눈요기하다 영화관 시설에 전용 1인베드가 있어 잠시 누웠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망했다~~눈을 뜨니 새벽4시가 넘었다. 새벽비행기를 타고 잠깐 설사도 하고 무척이나 피곤했는지 푹 잠이 들은 것 같다. 잠시 어두운 방에서 더듬거리며 즐기다가 오전8시쯤 사우나를 나서 아침으로 샤롱바오 만두를 먹고 호텔로 향했다.
10월26일.토요일

피곤해서 호텔에서 쉬고 싶었지만 미리 예약해둔 예스진지투어를 가기 위해 미팅장소에 오전10시에 도착했다.

투어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한시간 정도 버스안에서 졸다보니 예류지질공원에 도착했다. 푸른 하늘에 뜨겁지 않은 태양과 선선한 바다바람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많은 관광객으로 붐벼 핫스폿에서는 사진찍기도 어려웠지만 대체로 흐린 날이 많아 오늘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시간정도 관람으로 충분하다.

잠깐 투어버스에서 푹 자다보니 오후1시10분에 스펀에 도착했다. 스펀은 폐광된 옛날 산속의 작은 마을이었는데 이를 관광지하여 현재는 타이페이 대표관광지로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습도가 높은 지역이라 유일하게 천등을 날릴 수 있어 많은 광광객들이 소원을 빌고 있었다.

스펀지역의 시그니처 메뉴로 닭날개몪음밥과 땅콩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맛은 그럭저럭 별 맛이 없었다.


한시간정도 스펀투어 일정을 마치고 5~10분쯤 버스로 이동하여 흔들다리를 지나니 웅장한 스펀폭포가 나타난다. 규모는 작지만 어제 비가 많이 와서인지 물줄기가 시원하게 흘러내렸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지우펀에 3시45분에 도착했다. 센과치히로의 행방불명, 비정성시의 모티브가 된 곳으로 유명한 지우펀은 입구부터 정말 많은 인파로 좁은 골목길이 꽉 차 있었다. 골목골목 천천히 보면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간식도 먹고 싶었지만 현실은 달라서 맛집은 줄이 길고 포토스폿은 수많은 대기줄로 정신이 없었다.


한시간반정도 이리저리 구경하면서 당면스프(35대만달러), 새우완자튀김(80대만달러), 두유(30대만달러)와 몇가지 간식까지 시식하고 나니 배도 부르고 졸립고 피곤함이 몰려온다. 마지막 투어까지 마치고 시먼역에 도착하니 오후7시반이 다되어간다


메인무대 공연장에 가보니 이미 공연이 시작되었고 고고보이쇼와 드랙퀸, 그리고 주최측 인사들이 나와서 토크를 하면서 공연을 이어나갔다. 한시간 정도 공연을 즐기고 클럽을 가기 위해 옆 골목으로 이동했더니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제대로 걷기가 어려웠다. 몇 군데 클럽을 가보니 입구부터 많은 사람들로 붐비었고 클럽안은 이미 꽉 차 눈요기만 조금 가능하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11시가 넘으니 무척이나 피곤해진다. 오늘이 마지막밤이라 뭔가 욕구를 해결하고 싶어 구글맵을 서치하여 펑쿤생활회관에 도착했다. 시설은 조금 낡았지만 손님의 연령층이 높은 곳이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곳이었다. 어제는 젊은층이 많은 곳을 갔으니 오늘은 여기를 가보기로 했다. 입장료(350대만달러)를 내고 들어가니 생각보다 시설이 오래되었고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3층으로 꾸며져 있었다. 3층 모두 이미 많은 사람들이 꽉 차있어 앉을 자리도 제대로 없었는데 지하1층을 내려가니 노래방 룸에서 몇명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2시가 넘어 다시 가보니 1인용 베드에서 모두 잠을 자고 있는데, 빈 베드가 있어 잠시 누워 쉬고 있었는데 5~60대로 보이는 호감형이 다가온다. 그리고는 그에게 4시간동안 새벽6시까지 달콤한 ㅇㄹ서비스를 받았다. 잊지 못할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모든 피곤함이 날라갔다.
10월27일.일요일

새벽까지 노느라 잠을 제대로 못 자 무척이나 피곤한데도 눈을 뜨니 오전10시20분이다. 출국전에 몇 가지 선물을 사기위해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타이페이역으로 이동하여 라커박스에 짐을 보관하였다. 타이페이메인역 지하가 얼마나 넓은지 짐을 찾을 때 무척이나 고생했다. 14락커 위치를 물어봐도 대부분 몰라 30분 정도 헤메다가 힘들게 찾았다.


동키호테에 들러 몇 가지 사려했는데 대부분 서울에서 구할 수 있어 포기하고 늘 대기줄이 길어 못 들어갔던 팝마트로 향했다. 여기는 캐릭터피규어 매장인데 무척이나 탐나는 물건들이 많았다. 몇가지 검색해서 구매하려다가 시간이 촉박해서 다음을 기약하고 구경만 하다 가방을 찾으러 타이페이메인역으로 향했다. 타이페이메인역에서 공항까지는 공항철도로 40분정도 걸린다. 오후3시에 타오위안1터미널에 도착하여 항공권 발권하고 출국수속까지 마치는데 40분 정도 걸렸다.
1시간정도 게이트앞에서 대기하다가 오후5시30분에 출발하여 인천공항에 오후9시30분에 도착하였다.
갑자기 혼자 떠나 비용이 생각보다 적게 들었다. 혼자 다니다보니 식사가 조금 부실해서 맛집을 많이 못 가 아쉬웠지만 정말 재밌는 여행이었다. 참고로 사우나는 24시간 운영하므로 여기서 잠을 잔다면 호텔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나도 호텔에서는 하루만 제대로 자고 이틀은 사우나에서 즐겼으니깐~~~ 금요일 휴가내고 목요일밤에 떠나 사우나에서 잠을 잔다면 약 60만원이내에 3박4일 대만여행을 나름 즐길 수 있어요~~
[총비용] 약80만원
스쿠터왕복항공권 30만
호텔3박 24만
택시+지하철교통비 6만
클룩일일투어 2만
식대 (7끼) 10만
사우나입장료 4만
기타(여행자보험,유심) 4만